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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

Posted 2012/01/23 17:25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는 아들이 오늘 하루 모유를 몇 ml 드셨는가. 특히 밤잠 들기 전에 먹으면서 졸지 않고 잘 먹어주었는가. ^^ 그리고 나서 또 나의 두번째 임무는 친정 아버지의 밥상을 위한 국/반찬이 준비되도록 하는 것. 나와 남편은, 아버지 위주로 준비된 상에서 같이 먹고. 어쩌다 아버지께서 같이 식사를 안하시게 되면 우린 그냥 대충 때운다. ㅎㅎ 아침에 아버지께는 과일이라도 깎아드리지만, 우린 그냥 준이 기저귀 갈고 젖병 소독하고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빵 하나 집어먹고 우유에 인스턴트 커피 넣어 데우고 라떼라 생각하고 마신다. ^^

얼마 전에 남편한테 찹쌀떡이 먹고 싶다 하니까 남편이 "are you pregnant?" 라고 물었다. ㅋㅋ 그리고 한국장에서 사다주긴 했는데 별로 쫄깃쫄깃하지 않아서 다시 사먹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제 예배 후에 배고픔을 잊고 잠든 준이를 데리고 한국 마트에 가서, 남편과 준이를 차에 놔두고 나 혼자 마트에 들어가 눈썹 휘날리며 장 리스트를 훝는 와중에 잊지 않고 쫀득쫀득한 찹쌀떡 두 개를 사와서 남편과 밤에 하나씩 먹었다. ㅎㅎㅎ

불평도 하소연도 아니고, 그냥 항상 여유롭고 때로는 우아하기까지 했던, 출산 전 우리 부부의 먹고 살던 풍경이 떠올라서 끄적여본다. ^^ 

잘 먹어서 나날이 토실토실해지는 아들!

 

50일

Posted 2011/12/17 22:51
요즘은 준이 컨디션 좋을 때 하루에 한 번씩 집 앞에 산책을 나간다. 엄마는 아기띠 안에 두 손을 모으고 안긴 준이에게 계속 말을 시키지만 준이는 5분도 안되어서 잠이 들곤 한다. 엄마가 말을 하건 노래를 하건 준이는 햇볕 아래 단잠을 즐긴다. 오늘은 처음으로 준이를 데리고 마트에 다녀왔다. 오가는 길에 쭉 조용히 자주었고, 마트 안에서는 눈을 크게 떠주시고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 계산할 때 쯤 되어서는 지루했던지.. 아님 카트가 멈춰서 싫었는지 조금 칭얼대서 안아주고 떠나기 전에 조금 갖고 갔던 우유를 먹였다. 우유 양이 적다고 징징대는 거 같더니, 차가 움직이니까 또 다시 곤히 잠들어주었다.

배고플 때 목이 쉴 정도로 울다가, 맘마를 주면 얼른 물고 잘 먹어주는 준이가 고맙고, 어디서나 세상 모르게 평안하게 잠자는 아이가 너무 예쁘다. 목욕할 때 발이 조금 미끄러졌다고, 옷 입을 때 팔이 껴서 조금 불편했다고 엄살 떨고 어리광 부리며 엥엥 소리내는 아이가 기특하다. ㅎㅎ

태어난지 50일이 되었다. 축하해주려고 (사실은 핑계로..) 어제 낮에 준이가 자는 동안 나가서 평소에 먹어보고 싶었던 녹차-고구마 케잌을 사왔다. 부부는 일심동체인지라.. 남편이 야근하고 늦게 퇴근하면서 또 본인이 좋아하는 블루베리-쉬폰 케잌을 사들고 왔다. ^^ 냉장고에 케잌 두 개가 아직 고스란히 있고... 토요일에도 출근한 아빠의 스케쥴과 준이가 깨어있는 시간이 맞지 않아서 사진 촬영도 하지 못한채 날이 저문다. 준이는 이미 밤잠에 들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어린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께 아이가 생기니까 뭐가 제일 좋으냐고 물어보곤 했었다. 그분들이 해줬던 말에 다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사실은 준이가 우리 가족으로 같이 있어주는 거 자체가 제일 좋다. 준이 울음 소리로 아침을 맞는게 50일이 지난 지금도 엄마 아빠를 설레이게 한다. ^^


일상

Posted 2011/12/10 11:24

준이의 새벽 식사 시간에 맞춰서 눈을 뜨고, 준이가 말없이 그네를 타주는 15분간 엄마는 아침을 먹고, 준이가 오전 낮잠을 자는 동안 엄마는 큐티/이멜/온갖 랩탑 업무를 봐주고, 준이가 오후 낮잠을 자는 동안 엄마는 장보기/운동/휴식 등을 해주고, 준이가 밤잠에 들고나면 엄마는 아빠와 시간을 보내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제 곧 아주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면 이 모든 여유로움은 끝이나고... 엄마는 준이 잘 때 식사 준비, 빨래, 청소, 목욕을 재빨리 하고, 준이 컨디션 좋을 때 업고 안고 장보러 가고, 운동은 주말에 아주 가끔 해주고... 그럴까 싶다만. 준이 목욕 시키면서 엄마는 식은땀도 흘리겠지만. ^^ 그래도 초보 엄마 아빠가 실수 해가면서 기도도 좀 더 많이 하고 그러지 않을까. ㅎㅎ

나중에는 시간이 더 안날 거 같아서 요즘은 밀린 회사 이멜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회사 일은, 안이하게 쉬운 작업들을 휘파람 불면서 하는 모드와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난관을 타개하느라 고민하고 용쓰는 모드를 번복하는 밀고 당기기와도 같았던 거 같다. 그 줄다리기를 계속 열심히 하고 있는 동료들, 휴가 전까지 수고하세요. ^^


나비 베개에 힘입어 이제 고개를 똑바로 하고 앉아서 모빌을 응시하는 이준군 ^^ 어느새 볼살, 두턱 베이비 되심.

신생아 손바닥 스탬프보다도 더 adorable 한... 꼭 남기고 싶었던 컷 - 아기 손가락에는 하얗게 힘이 들어가고 엄마 손가락은 빨갛게 피가 안통함 ㅎㅎ

아기의 자는 모습은 너무 예쁘지만 깨어날까봐 미안해서 한 번도 찍지 못하다가 오늘 깊게 낮잠 드신 틈을 타서 한 장 남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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